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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치투자 어떻게 하시나요?



밸류스타의 글(http://www.valuestar.co.kr/link/c27017)을 읽고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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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리 님의 글과 댓글들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도 진지한 자세로 투자에 임한 뒤로 동일한 고민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공식'과 같은 정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해 보곤 합니다. 예전에 wiscom 분석을 하면서 올린 적이 있는 글(http://www.valuestar.co.kr/link/c26446)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여러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한 적이 있구요.

아직 정답은 찾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아래 세가지 정도 입니다.
-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 그렇기에 안전마진이 더욱 중요하다.
- 상황에 따라 다른 칼과 방패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역사적 평균'과 '상식' 두가지를 무시하면 안된다.

이런 세가지 결론과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투자방식에 근거해서, 크리스리 님의 글에 댓글로 달린 글들에 대한 제 생각을 한번 적어봅니다.

1. 나도모르지 님의 글(http://www.valuestar.co.kr/link/c27021)과 관련해서......
- 기업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어 영원한 주주가 될 가능성?
: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손실이 발생할 위험과 확률을 낮춘 후에 특정 대상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분산을 통해 자산을 투입하는 행위를 '투자'라고 정의 한다면 이 문구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었고, 그 결과 예상과는 다르게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여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경우,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영원한 주주가 되기 보다는, 계속 보유하는 것과 손절을 하여 대체 투자안(다른 종목)에 투자하는 것 두가지를 비교하여 보다 높은 수익(지금까지의 손해를 매몰비용으로 간주해 버린 후, 현재시점부터 창출 가능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방식을 택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보통 영원한 주주가 되는 경우는(경험상), 아주 미미한 자금을 투입하였거나, 또는 반대로 몰빵을 하여 해당 종목을 팔기에는 심리적 타격이 너무 큰 경우 두가지일 것입니다. 적절한 분산과 자산배분, 그리고 위험자산으로서의 주식에 대한 이해가 전재된 후의 투자라면 영원한 주주가 되기 보다는 대체 투자안을 찾는 길을 택하지 않을까요?

- 'Top down 방식과 Bottom up 방식의 종목선정'
두가지 방식 모두 다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Bottom up' 방식을 더욱 선호합니다만, 나도모르지 님은 'Top Down' 방식의 종목선정을 더 선호하시는 듯 합니다.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면 'Bottom up'방식의 전개과정을 나도모르지 님과는 다르게 펼쳐보고자 합니다.

나도모르지 님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낮음을 보고 -> 관심을 가지고 -> 해당 업종을 보아하니 반도체 뭐시기 같고 -> 사업보고서 보니까 대충 반도체 장비인 것 같은데... -> 반도체 장비에 뭐가 있나? -> 동종 업체가 저런 것도 있네 -> 밸류에이션이나 해볼까? -> Multiple로 때려볼까? 귀찮아도 DDM이나 DCF 돌릴까?"와 같은 방식으로 'Bottom up' 방식의 투자 전개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를 제가 생각한는 방식으로 바꿔 본다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낮음을 보고 -> 관심을 가지고 -> 해당 업종은 반도체임을 알게 되고 -> 사업보고서를 보고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임을 알게되고...(여기까지는 비슷 합니다. 대신 좀더 성의 있게....^^;;;)

->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는 어떤 특성을 지닌 것인지(일회성으로 지속적인 대체투자가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것인지 등) -> 동종 산업 내 대체가능한 장비를 생산하는 다른 기업이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이 회사가 심각한 경쟁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지 -> 과점구조이고 유사한 업체가 몇게 있다면 Multiple로 봤을 때 이 회사가 가장 싸다고 볼수 있을지, 그리고 질적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 그렇다면 DCF 등 몇가지 tool로 평가했을 때 이회사의 가격은 가치대비 투자할 만한 수준인지"......

이렇게 접근하면 좀 느낌이 달라지지 않나요? 개인적으로는 모든 산업의 큰 흐름을 공부하기 위한 여유와 시간이 없어 Bottom up을 더 선호합니다. 이렇게 Bottom up 방식으로의 기업분석을 지속하다보면 한 20~30년 뒤에는 몇가지 산업에 대해서 큰 시각을 자연스럽게 갖출 수 있지 않을까요?(이건 개인적인 기대 입니다) 또는, 잘 정리된 애널리스트, 선배투자자의 자료를 활용하여 Top Down 방식의 투자로 다가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은 될 수 있겠죠.

2. 가치 평가방법론에 대해... 노동자본가님의 글(http://www.valuestar.co.kr/link/c27018)과 주담십년님의 글(http://www.valuestar.co.kr/link/c27019)과 관련해서.

- "
한마디로 정의하면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주관적인 분석법(대상은 기업가치와 주가관계의 변화)을  사용하는 것. 그것이 가치투자다." : 노동자본가님의 글의 결론 부분입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치투자에 대한 정의로 '좋은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 또는 적당한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라는 말을 매우 좋아합니다.

벨류스타 등 가치투자와 관련된 사이트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을 보면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또는 적당한 기업인지에 대한 분석글은 많이 볼수 있습니다만, 가치와 가격 두가지에 대한 글은 쉽게 볼 수 없습니다. 가치 즉 내재가치라는 것이 명확히 정의되기 힘든 것이기도 하고, 또한 여러 사람이 투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펼치는 상황에서 또는 누군가가 자신이 올린 글을 보고 투자를 했을 때 그 사람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가치'를 단정지어 이야기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는 좋은 기업의 판단에 최선을 다하고 가치의 측면에서 저평가 여부는 투자자의 '직관'에 해당하는 영역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결과물로서 특정 기업에 대한 '내재가치'를 이야기하고 토론하여 거기에 대한 컨센서스를 형성해 나가는 것 또한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이트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벨류스타의 기업분석글은 가끔 아쉽기도 합니다(개인적으로 그런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는 점이 맘에 걸려 아쉬워할 처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결론은 '가치'를 산정하고 가격과 비교하는 그 행위 자체가 좋은 기업인지 여부를 분석하는 행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 입니다. 

- 가치평가를 위한 tool에 대해 :

1) 대차대조표 상에 순자산, 특히 순유동자산과 시가총액하고 비교해서 투자하는 그레이험 방식 : 주담십년님의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그리고 벤자민 그레이험의 주식가치 산정방식 또는 가치와 가격의 비교방식은 단순히 가격과 순유동자산 가치의 비교가 아닌데, '순유동자산 *2/3' 이 공식만이 너무 강조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공식은 안전한 투자대상을 filtering 하기위한 하나의 거름망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인 가치주 산정 기준이 아니라......

2) DDM(배당할인모델) : 이 것도 주담십년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단, '자라나는 새싹'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목표가 시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이 목표인 투자자에게는(주담십년님 이야기처럼 노후를 생각하는 거액 자산가일수도 있고, 보수적인 투자자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라도 자산배분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평가모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3) DCF 모델 : 이부분은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예전에 와타미 님도 맥킨지의 기업가치평가라는 책과 모닝스타의 책에 대한 서평에서 한번 DCF 방식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추정의 불확실성, 영구가치의 불확실성 그리고, 투자자에게 있어 동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다른 가치평가 tool에 비해 너무 크고 그 효익이 낮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비판은 DCF라는 방식을 어떤 기업에 어떻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적용하느냐에 대한 오해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워렌 버핏에 대한 이야기로 잠시 방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볼까요? 워렌 버핏은 이런 DCF 방식의 불완전성을 몰라서 아직까지도 버크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Owner's Manual'에서 내재가치를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한 가치라고 정의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개인적인 공부를 통해 내린 결론은 어떤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DCF의 유용성에 대한 논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단순히 '미래 현금흐름의 추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크지 않은 기업'에 대해 단순화된 가정으로 DCF를 적용한다면 DCF의 문제점이 많이 희석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보통 기업 가치의 영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찾기위해 가치투자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DCF는 이러한 영속적인 성장을 수치로 표현하는 한가지 방식일 뿐이구요. 수많은 가정과 추정이 필요없고, 합리적이고도 단순한 몇가지의 가정과 추정만으로 미래 현금흐름의 예측이 가능한 기업(즉, 이해가능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그 회사를 DCF를 통해 평가하는 건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valuation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DCF라는 valuation tool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지식과 이론적 배경이 간단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 업무에서 종종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한 방식이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지속적으로 창출가능한 기업을 찾았다면, 그 기업에 대해 동 방식을 직관적으로 간단히 변형하여 사용하기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개인적으로는 주식의 가치를 표현하기에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 DCF라고 생각하고 있고, 워렌 버핏과 관련된 몇가지 책에서 나온 유사한 이야기들에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마이클 모부신의 '기대투자', '김진환 회계사의 완벽투자기법 2권'과 요즘 읽고 있는 '버핏톨로지의 비밀'이라는 책의 2장에 나오는 관련 내용을 읽어 보면 조금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담십년님이 'M&A 할 때 양도자가 자신의 희망가격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용하죠.'라고 이야기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DCF가 악용되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봐 오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DCF는 사용하기에 따라서 수많은 가정과 추정이 들어갈 수 있고, 몇가지 변수에 대한 장난질(마사지 라고도 합니다), 예를 들면, 할인율, 영구성장율, 원가율, 매출 성장율 등.....만 가지고도 크게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M&A 과정에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그렇지만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 합리적인 예측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가치를 평가한다면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업무를 위해 DCF를 접할때와 개인적인 투자를 위해 DCF를 접할때 약간의 다른 관점을 가져갑니다(요즘 일할때도 주담십년님 이야기처럼 악용하는 경우는 별로 접해보지 못했습니다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평가하고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이론가치 변동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M&A에서 가격결정은 '경영권프리미엄'이라고 하는 경영자의 직관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죠....)

4) RIM ; 잘 모르긴 하지만, 몇가지 전제조건의 차이를 뺀다면 DCF와 크게 다를바 없는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3)의 의견으로 갈음합니다. 주담십년님의 견해는 잘 이해가 안갑니다.....

5) ROE방식 : 워렌버핏이 중요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내재가치를 정의할때 ROE의 개념은 언급되지 않습니다(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지속가능한 ROE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DCF를 위한 요소를 추정하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듀퐁으로 구성요인을 분석해서 살펴보는 것은 매출/순이익율/레버리지 등등인데 이런 요소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DCF를 적용할 때도 동일하게 사용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예전에 와타미님이 DCF를 비판하면서 ROE와 PBR이 더 합리적인 방식이다, 라고 글을 남기셨을때 약간의 의아함이 든 적이 있습니다).

6) Multiple : 시장의 역사적 평균과 상식을 점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자체가 가치를 이야기 하지는 못하겠지만...... 각 Multiple 지표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고, 그리고 Multiple을 계산할때 사용되는 지표(주당순이익, 주당순자산, 현금흐름 매출 등)들의 비경상적인 요인을 조정(Normalizing)하는 것, 일시적으로 급격한 변동이 발생한 상황의 주가를 배제하고 평균적인 Multiple의 수준을 산정하는 것 등이 Multiple 활용에 있어 핵심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길게 글을 쓰긴 했지만,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는 내용들일 뿐 나 스스로 투자할 때 이런 고민들을 100% 연결시키지는 못하는 초보 투자자의 글입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엮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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